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꿈과 같은 이야기: 무라야마 사키, 『오후도 서점 이야기』

책은 날이 갈수록 팔기 힘든 물건이 되어가고 있다. 책의 인물들 역시 사실을 모르지 않지만, 기꺼이 서의 고된 하루하루를 채워나가며, 작은 기쁨과 보람을 찾는 길을 택했다. (처음으로 中)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서점이나 도서관 같은 장소들은 여러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아련함, 안락함, 로망과도 같은 장소가 되기도 합니다. 또, 그 중 서점 직원들이나 사서들에게는 생계를 책임질 일터가 되기도 하죠.
  『오후도 서점 이야기』에는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책을 파는 사람들이 한가득 나옵니다. 그래서 독자들에게 읽는 내내 미소를 띠게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서점이라는 장소를 참 좋아합니다. 어쩌면 도서관보다도 더 좋아하기도 합니다. 수많은 서가에 다양한 색깔의 책들이 빼곡히 꽂혀 있는 풍경을 보고 있으면, 고즈넉한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마음이 안정되는 기분이죠. 적당한 소음이 들려오면서도, 다들 과하지 않게 예의를 지키는 장소란 점도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지금보다 조금 더 어렸을 때, 잠시나마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반디 앤 루니스라는 프랜차이즈 서점이었는데, 백화점 지하 한 층의 1/3을 차지하고 있던 커다란 서점이었죠. 제가 일한 파트는 '인수처'라고, 새로 들어온 책들을 검수하고, 파트별로 분류하고, 반품될 책들을 포장하는 등의 일을 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래서였는지, 책을 읽으면서 그 때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책을 분류할 때 자주 보였던 그 당시의 베스트 셀러들과, 한 권, 두 권 씩밖에 들어오지 않았던, 지금은 반품되었을지 모를 책들의 표지들, 그리고 각 파트 담당자 분의 얼굴도 떠올랐습니다.
  그 분들도 이 책의 등장인물들처럼 서점 직원이라는 직업을 사랑하고 계셨을까요? 20대 초반이었던 저는 그런 생각을 전혀 못하고, 카트(구루마라고 불렀던)나 낑낑대며 끌었었지만요. 


어릴 때부터 무턱대고 좋아했던 서점지금은 내가  책을 서가에 꽂고 평대에 진열해 정성껏 팔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그곳과 그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글로 엮어낸  소설은제게는 서점에 보내는 은밀한 러브레터였습니다. (작가의 말 中) 

  『오후도 서점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 소설의 작가, 무라야마 사키가 책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서점이라는 장소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이야기 전체를 봐도, 문장 하나의 표현을 읽어도, 절절히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마치 대만 로맨스 영화를 보는 기분이었어요. 설레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지켜보고 있으면 덩달아 제 마음도 싱숭생숭해지는 그런 기분을, 이 소설을 읽으면서 느꼈어요.
  이 책의 모든 등장인물들은 책을 사랑하고, 서점이라는 장소에 대해 자긍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출판업계 불황, 점점 폐업하는 서점들, 서점에 가지 않는 사람들,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 속에서, 서로의 손을 맞잡고 꿋꿋하게 그 명맥을 이어가야한다는 사명감. 그 사명감들이 모여, 한두 부 쯤 서가 구석에 꽂혀 있다가 반품될 뻔한 '좋은 책' 한 권을 베스트 셀러로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가슴이 뜨거워질만 한 이야기였습니다. 아, 나도 서점 일을 하고 싶다. 이번엔 인수처가 아니라, 문학 파트로 가서 '내 서가'를 키워내고 싶다. 새로움 꿈이 깃들게 만드는, 가슴 따뜻한 작품이었습니다.


먼지 냄새 같기도 하고 마른 나무 냄새 같기도 했다. 희미하게 풍기는 행복하고 그리운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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